잘 아는 부자에게 한 기자(記者)가 물었다. 어떻게 부자가 되었느냐고 말이다. 물음에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버는 것보다 적게 쓰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너무 간단하고 단순한 논리다.
지금 부천시는 돈이 없어, 부천시장이 내년도 예산에 대대적인 삭감을 공개적인 석상에서 홍보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왜 이런 궁색한 변명으로 시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일까. 수많은 공직자는 물론 시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은 이런 결과에 대하여 전혀 몰랐을까?
행정은 한 해를 기준으로 매년 반복되는 구조화된 행위다. 5년마다 규정에 의해 미리 계획도 세우지만, 아주 특별한 돌발 상황에 대한 특별예산을 제외하면 예측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회계구조라 할 수 있다.
아주 쉬운 논리로 수입(稅收)보다 지출이 많을 때 적자(赤字)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지출에 대한 수입을 잘못 계상(計上)한 경우에 결손이 발생하는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행정에 대한 예측이 빗나가는 것은 행정의 잘못이거나 예측의 오류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수입과 지출에 대한 오류로 결손[적자]이 발생하는 것은, 때문에 공직자의 잘못과 이를 감시하는 의회의 감찰(監察) 기능의 부지(不知)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세수의 감소, 경제 동향의 축소, 비용의 증가 등의 이유로 적자에 시달린다는 궁색한 변명은 모두 행정 행위의 잘못된 예측이다. 통계가 지배하는 시대에 예측의 오류는 누가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지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공직자나 이를 감찰하는 의회 모두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시민을 향해 기존 상용비(常用費)를 줄이고 절약을 주문하고 예산 삭감을 외치는 행위는 그 답지 않은 책임전가이다. 공중화장실에 비치해오던 휴지를 예산 절감의 이유로 공급하지 않는 행정은 지극히 치졸(稚拙)한 발상이고 저급한 행위다.
지금, 부천시는 낭비적 요소에 대하여 대대적이고 치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돌아보면, 잘못된 예측이거나 정치적 행위에 의한 ‘광역동 실시’와 폐지 과정만 보아도 얼마나 많은 예산 소모와 시민 불편을 초래했는지, 시유지에 세운 거액의 ‘아트센터’가 과연 비용만을 초래하는 것은 아닐는지. 수지구조(收支構造)에 대한 치밀한 예측 없이 벌인 사업(?)은 차치하고라도, 시민과의 진정한 소통은 물론 과학적 근거와 실질적 조사 없이 이루어진 정치적 선심성 공약과 치적에 대한 댓가가 얼마나 혹독한가는, 시민에게는 불편과 피해로 직결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문화도시’라는 허명(虛名)만을 내세우고 시민에게는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사업들이 행정 행위의 일상이 된 것은 아닌지, 최초라는 이름 때문에, 수상의 영광을 위한 낯내기 때문에…. 너무 많은 낭비가 아니었는지를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선택과 집중은 물론 시민에게 길을 물어야 할 것이다.
하여, 예산 삭감은 그 근거를 분명히 밝혀 시민의 공감과 이해를 먼저 얻어야 한다. 시 산하(傘下) 단체의 무분별한 확대나 중복은 없는지, 위인설관(爲人設官)의 정치적 우(愚)를 범한 것은 아닌지…. 예산 타령의 시급한 절약을 이유로 반성과 성찰의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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