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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영숙 부천가정상담소장

“행복한 가정이란...상대방에 대한 존중부터”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개선 절실...‘폭력’ 발생하면 무조건 신고하기
“화를 참고 부부 간의 배려와 소통대화법부터 실천해야”

나정숙 기자, 이순옥·김미경·박묘옥 시민기자 | 기사입력 2024/10/28 [07:09]

[인터뷰] 황영숙 부천가정상담소장

“행복한 가정이란...상대방에 대한 존중부터”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개선 절실...‘폭력’ 발생하면 무조건 신고하기
“화를 참고 부부 간의 배려와 소통대화법부터 실천해야”

나정숙 기자, 이순옥·김미경·박묘옥 시민기자 | 입력 : 2024/10/28 [07:09]

▲ 황영숙 부천가정상담소장  © 부천시민신문

   

부천가정상담소는 1956년 이태영 박사가 설립한 한국가정법률상담소로부터 유래했다. 1956년 여성법률상담소로 출발한 상담소는 이 땅에 최초로 탄생한 법률구조기관이었다. 1966년 8월 가정법률상담소로 이름을 바꾼 상담소는 여성의 권익뿐 아니라 남녀 모두의 권익을 위한 인권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다. 1976년 가정법률상담소에서 한국가정법률상담소로 다시 이름을 바꾸었으며 공익법인이 되었다. 1977년 가족법 개정을 위한 동성동본혼인문제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목요법률강좌’를 신설했으며 이동 순회 상담을 통해 법의 서민화 실현에 앞장섰다. 1977년에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혼인부조 사업으로 무료 결혼식을 시작했고, 1988년 법률구조법에 의거 민간단체로는 최초의 법률구조법인으로 등록했다.

 

그러나 기존의 법률에 입각해 피해자를 돕는데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여 일찍이 가족관계와 가정생활을 규율하는 가족법에서의 부부차별·남녀차별적 요소를 개정하고 폐지하기 위한 가족법 개정 운동을 벌여 1958, 1977, 1989년의 세 차례에 걸친 가족법 개정을 이뤄냈다. 

 

부천에는 1992년 우경숙, 정자환, 성수열, 조우진, 이양원, 최순영 등을 중심으로 126명의 발기회원에 의해 창립되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부천지부로 개소하여 가정폭력피해자들의 심리적, 정서적 지원을 하고 이혼, 위자료, 재산분할, 친권 및 양육권 등의 법적인 문제들을 상담하며, 어려운 사람에게는 무료 변론을 자처하였다. 

 

1998년 8월부터는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의 상담수탁기관으로 지정돼 가정폭력특별법에 의한 보호처분으로 상담명령을 받은 가정폭력행위자에 대한 개별상담 및 집단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으로부터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행위자의 개별상담과 집단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편집자 주> 

 

#가정폭력의 원인과 범위는 어떻게 정의하나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는 가정폭력을 “가정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부부 간, 부모-자녀 간, 형제나 자매 간 등 가정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폭력을 포함하며,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가족 구성원의 범위를 현재 가족만이 아닌 전 배우자나 동거하는 친족 모두를 포함하도록 범위를 확대하였다. 가정폭력의 유형은 신체적, 언어적, 정서적, 성적, 방임 등으로 구분된다. 

 

#가정폭력을 방지 또는 예방 방법은 무엇이고 신고가 우선인지? 또 신고가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식전환이 우선이다. 누가 누굴 때릴 수 있겠나? 인식전환이 안되면 그 다음엔 신고의식이 강화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가정폭력 범죄를 알게 된 때에는 이를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더 큰 범죄로 이어지기 전에 적극적인 신고로 경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신고 후에는 가정보호사건으로 법원에서 최종 처리되어 보호처분 등의 형사 처벌 된다. 가정폭력 사건이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가정폭력이 발생하는 즉시 112로 신고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고자의 신분은 보호되고 있다. 어느 곳이든 발견한 현장에서 신고하는 시민들의 인식이 중요하다. 또한 가정폭력은 갈등이 시작될 때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해자가 피해자와 같이 상담하여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가정폭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가정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라면 평소에 위급상황에 대해 준비하고 가까운 이웃에게 폭행을 당하는 소리가 나면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사전에 말해 두는 방법도 있다. 요즘은 예전보다는 안전을 위해 신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심지어 자녀가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 

                                                                                                                       # 연간 상담 건수는 몇 건이고 유형별로 정리한다면? 부천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2023년 기준으로 부천에서 발생한 가정폭력건수는 총 5,525건인데 이중 가정폭력 5,017건, 이혼 105건, 부부갈등 16건, 가족문제 329건, 데이트폭력 6건, 스토킹 1건, 기타 51건이었다. 2023년도에 법원에서 가정보호사건으로 최종 처리돼 우리 상담소로 상담 위탁된 사건이 237건이다. 부천시는 높은 인구밀도와 상업지구 비율 등으로 인하여 가정폭력건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4년 1월 기준 방범용 CCTV가 8,522대 설치돼 있어 예방 효과가 크다.

 

#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후 조치는?

 

안전 여부 파악, 신고, 내담자의 욕구 파악 등 지속적인 상담 등을 통해 심리적, 법률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지원 후 변화된 점은 상담을 통해 가정폭력으로 인한 불안함에서 벗어나 관계가 개선되고 피해자를 보호시설로 인도하여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여성쉼터는 피해자가 원하는 지역을 선정할 수도 있고 가해자에게는 비공개로 하고 있다.    

 

▲ 황영숙 소장이 ‘가정폭력 ZERO’ 포스터 앞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 부천시민신문


# 여기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과정, 이용자들은 주로 어떤 분들인지?

 

가정폭력상담소는 직접 전화하거나 방문하면 된다. 또 부천시 바로희망팀, 경찰, 복지관, 노인보호전문기관,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다양한 기관을 통해 이루어진다. 다양한 연령대의 내담자들이 상담하고 있으며, 가족갈등으로 어려움이 있는 분들이나 상담이 필요한 분들이면 누구든지 상담을 받으실 수 있다. 

 

# 가정폭력 시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정폭력이 발생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가정폭력이 발생하는 즉시 112로 신고하여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 가정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라면 평소 위급상황에 대해 가까운 이웃에게 폭행을 당하는 소리가 나면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사전에 말해 두는 방법도 있다. 가정폭력이 발생하면 무조건 신고한다.      

 

#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하는 지원은 무엇인가요? 지원 후 변화된 점은?

 

상담을 통해 피해자들이 내면의 힘을 기르고, 현실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불안함에서 벗어나 관계가 안전해지고 개선된다. 피해자 및 피해자가 동반한 가정 구성원을 임시보호 및 의료기관 또는 보호시설로 인도한다. ▲법률상담 및 소송구조 지원 ▲주민등록 열람 또는 등·초본 교부의 제한 지원 ▲피해아동 취학지원 및 비밀전학 제도 지원 ▲취업, 직업훈련이 필요한 피해자에게 취업 등 자립에 관한 상담 및 정보제공 ▲아동학대 피해아동의 안전 확보 여부 확인 및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연계하여 지원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재거부(제외)제도 안내 등 여러가지 다양한 지원이 있다. 

 

# 가정폭력상담소의 역할이라면?

 

가정폭력상담소의 역할은 가정폭력을 막고 그로 인한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다. 또한 패해자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 구제에 적극 나선다. 이로 인한 사건은 경찰과 검찰, 법원의 절차에 따라 처리 되어진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와의 업무협약으로 자력으로 소송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소송구조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서류발급을 지원하고 있다.

 

# 부모의 가정폭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과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부모의 가정폭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으로는 정서적 문제, 학업 성적 하락, 사회적 문제, 폭력의 대물림 등으로 악영향을 준다. 특히 가정폭력이 대물림되는 사례로는 억압과 폭력으로 무기력해져서 사회생활이 어려운 경우도 있고, 분노 등으로 폭력성향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사례도 있다. 폭력의 고리를 끊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 상담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트라우마가 있을 수도 있는데 상담원에 대한 지원은? 

 

상담은 심리적인 소모가 큰 업무이다. 좋은 상담사의 자질 중에는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야 하는 것도 있다. 건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평상시에 자기관리를 하고, 종사자 소진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사법기관과의 공조 체계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요? 

 

부천가정폭력상담소는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1998년 7월 1일 직후부터 인천지방법원(현 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의 상담수탁기관으로 지정이 되어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보호처분으로 상담명령을 받은 가정폭력행위자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행위자의 인식개선과 폭력성행을 교정하는 상담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 ‘가정폭력’을 당하면서도 체면이나 사회적 시선, 아이들에 대한 시선 등 각각이 처한 상황 때문에 신고를 하지 못하거나 참고 있는 분들이 계실 텐데, 이럴 땐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가정폭력을 당하면서도 체면이나 사회적 시선, 아이들에 대한 이유 등 으로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정폭력은 가정 내에서 일어나다 보니 주변에 알리지 않게 되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은폐되어 심각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은 절대 용납되어선 안된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신고하고 도움을 받을 것을 당부한다.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폭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심해지거나 빈번해지는 경향이 많다. 폭력을 사용한 배우자가 폭행 후 용서를 빌고 새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을 했을 경우에도 폭력이 다시 발생하고 있다. 

 

# 사무실 운영에 애로사항은 없는가?

 

사무실이 접근성이 좋은곳에 위치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엘리베이터 조차 없어 장애인의 경우 접근이 어렵다. 가정폭력사건을 다루면서도 ‘폭력’이란 단어조차 사용하기 어렵다. 열악한 환경을 바꾸어서 쾌적한 분위기에서 상담을 받고 피해자들이 쉬어가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 소장님이 생각하는 ‘행복한 가정’이란 무엇인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된다. 자녀가 부모에게 효도를 하게 되면 부모님이 즐겁고, 집안이 화목해지면서 만사를 이루게 된다는 의미로 명심보감에서 전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시작이 집안이라는 뜻이다.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정’이 가장 안전하고, 가정 내 구성원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며,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평등하고 평화로운 가정이면 ‘행복한 가정’이겠지요.

 

# 시민들에게 한 말씀

 

‘가정폭력 ZERO 세상 우리가 만들어가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부천가정폭력상담소 종사자들의 사명이다. 우리 부천시민 모두가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정 내에서 고통받는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시고, 부천가정폭력상담소에서 하는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황영숙 소장은 (사)경기가정상담소 부천지부 부설 부천가정폭력상담소 소장이며, 인천지방법원·인천가정법원 부천지원 가사상담위원이다.  

▲ 황영숙 소장과 본지 시민기자들이 “가정폭력 OUT”을 외치고 있다.   © 부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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