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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통령중심제의 폐해, 누가 보상할 것인가?”

한승환 논설위원(전 부천대 교수) | 기사입력 2024/06/22 [04:08]

[오피니언] 대통령중심제의 폐해, 누가 보상할 것인가?”

한승환 논설위원(전 부천대 교수) | 입력 : 2024/06/22 [04:08]

▲ 한승환 논설위원    

우리나라의 현행 헌법은 1987년에 제정된 상태로, 37년이 지난 오늘날 권력구조 개편을 통해 제 7공화국 체제로 가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중심제를 실시한 결과, 대통령과 국민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그에 따른 국력 소모가 적지 않다는 중론이다. 더구나 날로 국민 수준은 높아지는데 반해 대통령의 통치력은 국민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1987년 대통령직선제 실시 이후 계속된 대통령중심제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제 실시가 우리나라 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고 대부분의 대통령이 재임 중이나 퇴임 후 불행한 결말(1인 망명, 1인 피살, 4인 투옥, 1인 자살, 1인 탄핵)을 맞이했음에도 기존의 대통령제를 고수하며 5년 단임제 유지냐 4년 중임제 개헌이냐 라는 여론몰이에 매몰되는 것은 별 차이 없는 논쟁에 목을 매고 전력하는 것이라는 정치평론가들의 견해도 있다. 요약하자면 현재의 대통령중심제의 틀을 근본부터 바꿔야 하며, 그 근거는 다음과 같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 승자 독점의 대통령중심제를 지양해야 한다. 권력 분산은 국민의 명령이다. 둘째, 선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 망상을 버려야 한다. 셋째, 선진화가 될수록 분권형 통치형태를 갖춰야 하며, 1인 지배보다는 다수 결정력을 존중하는 정치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 넷째, 대통령과 국회의 대립으로 인한 비생산적인 국정 운영을 방지해야 한다.

 

언젠가부터 사회 각계각층에서 대통령제를 둘러싼 개헌 논의가 대두되고 있다. 개헌 논의와 더불어 한가지 더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현행의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니라면 어떤 정부 형태를 취하는 것이 국가발전에 이로울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의 모든 국가는 그에 걸맞은 정부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다양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지만 크게 분류하여 대통령중심제, 의원내각제, 분권형대통령제(반대통령제)의 정부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랜 기간 대통령중심제, 말 그대로 대통령이 실질적인 국가수반으로서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는 정부 형태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대통령중심제는 200여년 전, 미국에서 만들어진 이래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 등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가에서 대부분 시행하는 정부 형태이다. 대통령중심제의 단점은 선거에서 승리한 후보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 구조라는 점이 문제이고, 특히 우리나라처럼 수사권, 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에 대통령실이 영향을 미칠 경우, 무소불위의 독재정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치평론가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우려를 표명해왔다.

 

반면, 내각제는 의원내각제라고도 하는데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와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국가를 비롯해 일본, 인도, 말레이지아 등 아시아 지역과 북미지역의 캐나다 등이 채택하고 있는 정부 형태이다. 

 

내각제에서 수상은 국회의원 가운데 선출되고, 선출된 수상은 각료를 임명하여 내각을 구성한다. 그러므로 내각은 국회의 신임에 존립 근거를 두고 국회의 신임을 잃으면 유지될 수 없으므로 국회의 내각 불신임안 통과 시 새로운 수상을 선출한다. 이처럼 내각제는 대통령의 고정된 임기로 인한 경직성을 탈피해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실을 피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다만 내각제의 단점은 정치체제가 불안정하다는 점인데, 불신임 투표를 통해 언제라도 내각에서 물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통령중심제와 내각책임제 두 정부 형태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로는 분권형대통령제가 있다.

 

분권형대통령제는 집행부가 대통령과 내각의 두 기구로 운영되고, 두 기구가 집행에 관한 실질적 권한을 각각 나누어 갖는 정부제도를 말한다. 그러므로 분권형대통령제는 대통령제 요소와 의원내각제 요소가 혼합되어 있으며, 프랑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포르투갈, 헝가리,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아일랜드 등 서유럽과 동유럽국가들이 많이 채택하고 있다.

 

분권형대통령제(Semi-president system)에서 대통령과 의회는 각각 국민들이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하며, 일반적으로 대통령의 업무 분야는 외교·국방에 관한 권한을 갖고, 총리는 여타 내정문제를 관장한다. 분권형대통령제의 장점은 대통령중심제와 의원내각제 정부 형태의 장점이 뒤섞여 있는데, 대통령은 국민의 투표로 인해 선출됨으로 임기를 보장받아 안정성을 얻을 수 있고, 동시에 대통령중심제가 범하기 쉬운 독재를 방지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내각제의 장점인 책임정치 구현이 가능하고 정당정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아울러 대통령의 중재에 의해  내각과 의회의 대립이 해소되는 장점이 있으나 집권당이 안정세력을 확보 못하면 빈번하게 교체되는 내각제의 단점을 지니고 있다.

 

오늘날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은 계속 드러나고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의 권한을 협치구조로 바꾸는 개헌이 불가피하므로 4년 중임 분권형대통령제의 추진이 바람직하다는 사회적 중론에 필자 개인도 찬동한다. 물론 이러한 분권형대통령제의 추진은 중대선거구제를 통한 다당제 도입, 감사원 국회 이관과 병행할 때 그 효능감이 더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지금이 정치평론가·법학전문가들의 토론을 거쳐 우리나라에 걸맞은 새로운 헌법개정안을 마련할 적기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미국을 제외하고는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이나 독재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정부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혹자는 우리나라의 1인당 GDP 전망치가 2024년도 3만 4653달러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32위로서 선진국이라고 자부하지만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시스템이 선진화되어야 하며, 정치시스템의 선진화는 경제발전을 가져온다. 왜냐하면 경제 정책의 결정은 정치가 좌우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잘못된 정치제도는 대의정치가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해 직접민주정치를 불러오기도 하고, 국가의 혼란과 국민들의 고통을 수반하기도 한다. 시스템이 잘못된 정치제도 때문에 광화문 광장에서 수십년 동안 농성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소비된 시간은 누가 보상할 것이며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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