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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산업의 메카 ‘부천’ 조성을 위한 제언
[특별기고]
기사입력  2020/08/24 [11:35] 호수 167   김양수 부천대 영상&게임콘텐츠과 교수
부천시 문화콘텐츠 산업의 출발   ▲ 김양수 부천대 교수   ©부천시민신문 부천시의 경제발전 기본구상은 ▲신  성장 동력(대장권) ▲금형(오정권) ▲패키징(삼정권) ▲로봇&세라믹(약대권)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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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문화콘텐츠 산업의 출발

 

▲ 김양수 부천대 교수   ©부천시민신문

부천시의 경제발전 기본구상은 ▲신  성장 동력(대장권) ▲금형(오정권) ▲패키징(삼정권) ▲로봇&세라믹(약대권) ▲조명(도당권) ▲ICT(춘의권) ▲기계(역곡권) ▲만화&영상(상동권)으로 편성돼 있다. 그러나 현재 부천시의 5대 특화산업의 영역에는 만화&영상 부문이 보이지 않는다.

 
부천시는 53.44 ㎢의 작은 면적에 855,685(2019년 말)명의 인구 밀집지역으로, 문화 콘텐츠 산업이 집중돼 있는 서울(구로‧가산디지털단지) 및 국제공항과 항만이 있는 인천에 인접하고 있다.

 

또한 부천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중국의 흑룡강성(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산둥성 위해시(웨이하이)와 자매도시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어 문화 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매우 높다.

 
1998년 원혜영 부천시장은 부천의 먹거리로 문화도시를 만들고자 했으며, 그 일환으로 만화산업 육성 프로젝트가 가동되었고, 지금도 부천시는 한국만화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려는 열정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특히 부천에는 경기콘텐츠진흥원(GCA)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KOMACON)이 소재하고 있어 관련 산업 발전에 고무적이다.

 

필자는 몇 해 전, 부천시의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 및 인재양성에 관한 연구(단독)’를 진행하면서 부천시를  비롯해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의 어려운 현실을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가 있었다.

 
문화 콘텐츠 산업의 범주에는 만화(웹툰) 콘텐츠, 게임 콘텐츠, 영화 콘텐츠, 애니메이션 콘텐츠와 근래에는 VR/AR 콘텐츠 등으로 나열할 수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그동안 만화(웹툰) 콘텐츠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신진 웹툰작가 발굴에서부터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게임 콘텐츠와 VR/AR 콘텐츠 부문에서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이 경기도 내 지역의 특성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반면 부천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콘텐츠 부문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어려웠던 것은 아니다. 1999년과 2000년도 초반에는 규모가 큰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부천시로 몰려들었고 관련 분야 종사자들도 넘쳐났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아카데미(디지털 애니메이션) 운영을 통해 제작 실무에 비중을 둔 교육으로 인재를 배출했고,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과 맞춤형 인력공급이라는 완벽한 모델을 구축하였다.

 
부천시의 노력에 비례해 투자자들도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그 분위기가 오래가지는 못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원더풀 데이를 꿈꾸며 야심차게 7년 동안 350여 명의 스태프들과 함께 약 126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극장용 작품인 <원더풀 데이즈(김문생, 2003)>는 다양한 제작기법과 최고의 기술력이 녹여진 한국 최초의 대작이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으로 모든 것이 얼어붙고 말았다.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경     © 부천시민신문

 

부천시의 콘텐츠 산업 육성 방향과 역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콘텐츠 영역에서 영화와 게임콘텐츠 외에 애니메이션 산업이 지역사회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 영화도 관객 수가 620만 명, 31억 원의 제작비로 입장료 수익만 360억 원을 내고, 경제적 부가효과가 1,000억 원에 달하는 <쉬리(강제규, 1998)>를 기점으로 관객 1,000만 명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인 작품들이 속속 개봉돼 화제를 모았고, 지난 2월 한국영화 탄생 101년 만에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을 휩쓰는 쾌거를 이루었다.

 
늦었지만,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도 기점이 될 단 하나의 작품 출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2019년 상반기 국내 콘텐츠 산업의 매출 부문에서는 만화(610,185백만 원, 게임(7,074,465백만 원), 영화(2,960,095백만 원), 애니메이션(324,644백만 원)으로 애니메이션 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2023년도 콘텐츠 시장 규모는 만화(1,139백만 달러), 게임(32,195백만 달러), 영화(12,543백만 달러), 애니메이션(1,556백만 달러)으로 전망된다. 게임이나 영화 부문과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애니메이션 부문의 시장 규모도 매우 커지고 있다.

▲ 디즈니 스튜디오     © 부천시민신문

 
해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로는, 800명 이상의 직원이 있는 ‘디즈니 스튜디오’를 떠올리게 된다. 디즈니 스튜디오의 대표적인 최근 흥행작품은 1억 5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12억 7,421만 9,009달러의 수익을 기록한 <겨울왕국(2013)>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규모가 크고 경쟁력 있는 디즈니 스튜디오에서도 항상 흥행에 성공하는 작품을 출시하는 것은 아니다. 1억 4천만 달러를 투입해 9천만 달러의 손실액을 기록한 <보물성 Treasure Plane, 2002)>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거대한 제작사에서도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

 
동일한 관점에서 2003년 <원더풀 데이즈>는 회복하기 어려운 실패가 있었지만,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세계 시장 규모를 고려한다면 부천시의 문화 콘텐츠 산업 육성에 편승해 긍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적합한 모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해외로부터 수주를 받아 진행하는 방식의 하청 제작(OEM) 시스템이 주류였던 초기의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 분위기는 근래에 와서 자체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많이 전환되고 있지만 대다수가 방송용 애니메이션으로 국한돼 긍정적인 수익 창출 면에서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또한 국내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오랜 기간 하청 제작(OEM)을 진행하면서 전체 공정보다는 부분적인 제작공정에서의 기술력이 급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근래에 출시한 국내 극장용 <레드 슈즈(홍성호, 2019)>의 제작기술력은 디즈니 스튜디오와 대등하게 견줄만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규모가 몇몇 제작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0명 내외의 스태프로 구성돼 있고 자체 창작을 위한 제작비가 여유롭지 않은 점에서 <레드 슈즈>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상황들은 미국의 디즈니 스튜디오와 외형적으로도 확연하게 비교가 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수요층으로부터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스토리(시나리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일반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제작공정은 포스트 프로덕션, 메인 프로덕션, 프리 프로덕션으로 구분되는데 국내의 메인 프로덕션 제작기술력은 글로벌 제작기술력과 대등한 수준이라는 의견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그런 면에서 이제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콘텐츠 산업의 메카를 꿈꾸고 있는 부천시의 방향과 역할이 어느 정도 보이는 것 같다.

 
긍정적인 관객의 수용성 확보와 수익이 보장되는 단 한 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출시해 긍정적인 투자 분위기 조성과 더불어 국내 및 해외의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을 위한 예산 조달의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애니메이션 부문의 기존 지원 사업 및 애니메이션 부문 외에 다른 영역의 콘텐츠 산업을 위해 집행하고 있는 예산을 축소해 애니메이션 부문으로 재편성할 수는 없다. 그동안 진행한 규모가 작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위한 단기 지원 사업도 가뭄의 단비처럼 꼭 필요한 것이고, 타 영역의 콘텐츠 부문 지원 사업들도 유지가 되어야 지금과 같이 각 영역에서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작품 출시로 승부해야

 
그러면 이제 애니메이션 부문 장기 지원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디즈니 스튜디오와 같이 규모가 크고 경쟁력이 있는 제작사와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앞에서 언급한 내용을 근거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 애니메이션은 시나리오가 약하다는 의견들이 많은데, 시나리오의 비중 이상으로 스토리보드가 매우 중요하다. 같은 시나리오라 하더라도 스토리보드 작성의 방향에 따라 흥미(재미)와 몰입감이 완전히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수익과 직결된다. 그래서 ‘극장용 시나리오 공모 지원 사업(또는 우수 웹툰 작품 연계)’과 선정된 시나리오를 근거로 기획이 반영된, ‘스토리보드 공모 지원 사업’을 각각 분리, 진행했으면 하고, 메인 프로덕션과 프리 프로덕션 부문의 기업들을 대규모 연합형(Consortium)으로 구축해 1편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작하는 형식으로, 1년이 아닌 다년간 진행하는 ‘장기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단, 3개의 지원 사업에 중복 참여기업이 없는 방식으로 전개할 때 더욱 그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안타깝게도 만화(웹툰)와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부천시를 메카로 만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정부도, 지자체도 예산 확보 측면에서 여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불가능한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부천시에서도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하지 말고, 다년간  관리하고 양성하여 하나의 큰 결과를 도출하는 사업 방향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기존의 단기 지원 사업 전개 방식은 선정된 기업들이 정해진 기한 내에 결과물을 완성해 결과보고서와 함께 제출하면 프로젝트 출시(launching) 여부와 관계없이 지원 사업이 마무리되는 방식인데, 여기에 하나의 장치 또는 프로그램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천시 문화경제국 문화산업전략과의 직원(스태프)이 더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 필수 선결과제가 되겠지만,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을 운영 및 집행하는 역할과 함께 ‘완료된’ 지원 사업의 결과물을 출시(launching)하기 위한 부문에서의 관리 프로그램 및 역할이 절실하다. 그러면 그 결과들이 부천시를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메카로 만들 것이며, 이와 비례해 세수가 증가할 것이고, 나아가 정부의 지원 없이 부천시 자력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 산업을 발전시켜 많은 콘텐츠 기업과 전문 인력이 집중하는, 작지만 큰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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