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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본동 ‘정지용 향수길’ 조성 유감(有感)
기사입력  2020/07/06 [06:23] 호수 165   박종선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 박종선 지부장     © 부천시민신문 우리 부천시는 세계 유네스코가 동아시아 최초로 지정한 문학창의도시로써 고유한 지역의 문화 위에 만화․교육․예술․지식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투자를 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복사골예술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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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선 지부장     © 부천시민신문

우리 부천시는 세계 유네스코가 동아시아 최초로 지정한 문학창의도시로써 고유한 지역의 문화 위에 만화․교육․예술․지식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투자를 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복사골예술제를 비롯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만화축제 등 다양한 문화 사업이 반향을 얻고 있다. 

 
또 이러한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시민들은 문화를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으며, 문화의 소비자이자 새로운 생산자로서 ‘문화도시 부천’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소사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성주산 가족산책길’ 일원에 진행해온 ‘정지용 향수길’이 완공되었다. 

 
서울신학대 옹벽에서부터 산새공원 입구까지 600여 미터에 이르는 도로에 정지용 시인에 대한 소개와 작품을 이미지와 함께 실어 동네의 모습을 좀 더 밝고 특색 있는 가로로 조성한 이 사업은 지난 10월부터 3억6천여만 원의 예산으로 수행되었다.   

 
정지용 시인은 <향수>를 통해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아름다운 시어(詩語)로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노래해 국민들의 예찬을 받고 있다. 가곡으로도 제작돼 시대가 변해도 전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으니 정지용 선생의 문화사적 위치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정지용 시인의 고향은 충북 옥천이지만, 우리 부천과의 인연 또한 깊다. 정지용 시인은 1943년부터 1946년까지 부천시 경인로 316(소사본동 89­14)에 거주하면서 미군정을 설득해 소사본당을 설립하는 등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비해 깊은 인상을 남겨 놓았다. 한국 현대 문학의 거장이 부천과 인연을 맺었다는 사실 자체가 ‘문학창의도시 부천’에 풍부한 문학적 자산이 되리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정지용 향수길’이 부천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공간으로, 차후 부천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작업에서 발견되는 많은 문제점을 빨리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 본다.

 
첫 번째, 이러한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고 제대로 복원해내는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 본다. 이런 점에서 현재 이 지역이 정지용 시인의 행적과 관련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 정지용 시인이 다녔던 길은 지금 이곳이 아니다. 또 비슷한 이름을 가진 정지용 ‘향수길’은 그의 진짜 고향인 옥천에 이미 조성돼 있다. 비슷한 이름으로 ‘아류(亞流)’를 만들지 말고, ‘부천의 정지용 기념 사업’이 되어야 한다.

 
특히 정지용 시인의 부천 행적에서 소사본당 설립이 빠질 수 없다. 소사본당은 우리 부천의 최초 성당으로 현재의 소사성당과는 위치가 다르다. 그가 걸었을 부천역(당시 소사역)과 소사성당을 중심으로 고증해내는 것이 부천에서의 시인의 발자국일 제대로 복원하는 것이라 본다.

 
최근 몇 년간 잘못 알려진 부천시사가 수정되지 않고 ‘정보의 바다’ 인터넷을 떠돌며 양산되고 있어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물며 관급공사로 진해되는 사업에서조차 이런 것을 걸러 내지 못하고 용인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더는 이런 일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두 번째, 정지용 시인의 부천 행적을 최초로 밝힌 연구자를 사실 그대로 적어야 한다.

 
역사는 왜곡되거나 숨겨져서는 안된다. 구자룡 시인은 부천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문인이다. 부천의 문인에 의해 정지용 시인의 행적이 밝혀졌다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인데, 그것이 다른 곳도 아닌, 부천에서 부정되었다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최초로 밝힌 부천의 지역신문(부천정론시민신문)은 제쳐두고 2001년도 <옥천신문>을 인용해 실은 점도 마찬가지이다. 심각한 자기 부정이다.     

 
세 번째, ‘정지용 향수길’이 문화 사업이 아닌 ‘주차 사업’인가? 작품이 게시된 곳은 모두 주차 차량이 가리고 있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몇 곳 되지 않는다. 사업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라 목적에 맞게 해야 하고, 그것이 시민들로부터 목적에 맞게 쓰임이 되어야 ‘혈세’를 투입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주차장에 작품을 걸어 ‘멋진 주차장’을 내세우고 싶은 것이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행정 처리를 하다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또 사업 후 결점이 발견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오류 지적에 대해 재빨리 수용하고 개선하려는 자세이다. 부천시는 ‘정지용 향수길’ 조성에서 제기된 이런 문제를 방치하지 말고 신속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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