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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통 큰 정치 좀 합시다!
21대 총선 ‘낙천운동’ 무혐의 종결의 의미
기사입력  2020/06/29 [14:10] 호수 164   이택규 지평교회 목사·부천환경교육센터 대표
▲ 이택규 목사     © 부천시민신문 코로나19가 세계를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4월 15일, 21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마스크를 쓰고 손에 비닐장갑을 낀 채로 사람마다 거리두기까지 지켜가며 해야 하는 번거로운 투표임에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권자들의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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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택규 목사     © 부천시민신문

코로나19가 세계를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4월 15일, 21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마스크를 쓰고 손에 비닐장갑을 낀 채로 사람마다 거리두기까지 지켜가며 해야 하는 번거로운 투표임에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권자들의 열망은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그 어느 선거보다 훌륭하게 치러졌다.

 
결과는… 거대 여당의 탄생이었다. 지지부진한 정치개혁에 주권자인 시민들이 투표를 통해 다시 촛불을 든 것이리라. 그러나 이런 와중에 우리 부천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부천시장 재임시절 초대형 토건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강행했던 김만수 전 예비후보를 “민주당은 공천하지 말라”는 부천시민연대회의의 기자회견 이후, 김만수 전 예비후보 선거캠프에서 이 자리에 참석했던 8명을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혐의로 무더기로 고발한 것이다.

 
그런데 그 고발의 대상과 방법이 참 치졸하다. 기자회견 자체의 문제를 지적하려면, 주최 측에 책임을 묻는 것이 상식적이다. 부천시민연대회의는 관내 여러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이니, 고발을 하려면 소속 단체를 대상으로 하던지, 아니면 적어도 참석 단체의 대표를 고발했어야 한다. 그런데 고발을 당한 8명 중에는 개인자격으로 회견에 참여해 한마디 발언을 했거나 심지어 참가 단체의 실무자로 성명서를 낭독했다는 것만으로 명단에 올랐다. 단체나 대표를 고발할 경우, 파장이 커질 것이라 여겨 힘없는 개인을 대상으로 고발하는 잔머리를 쓴 것은 아닐까?

 
다행히 고발인의 겁박은 허무하게 끝났다. 
지난 26일,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은 고발당한 8명 모두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법은, 정당한 시민들의 ‘의견개진’을 ‘허위사실 유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한 정치인의 ‘낙천’ 분풀이가 불러온 해프닝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의 ‘치졸함’ 뒤에는 권력의 관성과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부천의 정치권에서는 ‘고소, 고발’이 남발되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일꾼’을 자처하던 이들이 완장을 찬 후, 자신을 선출해준 시민들과 갈등을 빚고 심지어 ‘고소 고발’이라는 칼을 너무 쉽게 휘두르기 시작한 것이다.

 
소통이 시대의 흐름이요, 민주정치의 고단하지만 거쳐야 하는 필수 과정임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자신들의 뜻에 반하거나 거슬리는 이들을 ‘괘씸죄’로 엮어 고발하는 것은 그 결과와 상관없이 상대를 길들일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도 있을 것이다. 고발당한 개개인들은 얼마간의 벌금이 부과되거나 고발당한 그 자체로도 일상생활과 시민활동에 위축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두고 보면 알 일이지만, 이번 사건에서도 시민사회의 활동이 함부로 정치권력의 영역에 대들지 못하도록 길들이고자 하는 의도가 짙게 풍겨진다.

 
그러나 그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무관심한 듯 보이지만 주권자인 시민들은 언제나 절묘한 선택과 참여를 통해 굴곡진 우리 역사를 이끌어왔다. 비록 중앙정치에 대한 관심만큼은 아닐지라도 일상에서 부딪히고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여러 사건들에서 지역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지방자치를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일이요, 마땅히 지역의 정치 일꾼들은 그 장을 마련하고 확대하는 것이 시대적 소임인 것이다.

 
자신의 모자람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주권자인 시민들의 지혜를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자신의 쓰임을 인정한다면 ‘소통’을 위한 인내와 수고는 오히려 달콤한 열매로 거두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바라기는, 권력을 쥐었다고 착각하는 자들이 누군가를 길들일 수 있다고 쉽게 휘두른 칼날에, 자신의 미래가 베일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더구나 지금은, 온 인류가 마음과 뜻을 합해 새로운 시대-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는 중차대한 시절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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