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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부천시립합창단, 15일 공연 프로그램 변경
친일 예술인 작품 11곡 중 10곡 교체...조두남 곡 <산촌>은 제외
기사입력  2019/03/13 [20:34] 최종편집    나정숙 기자

부천시·예술단, 공식 사과 없어...부천 민문련, 친일잔재 청산 제안   

▲ 공연 프로그램 변경을 공지한 부천시립예술단 홈페이지. <공지>에는 변경 요인에 대한 설명과 사과는 없이, 프로그램 교체만 알리는 내용으로 양해를 구하고 있다.     ©부천시민신문

부천시와 부천시립예술단(단장 송유면 부천부시장)은 지난 8일 본지가 보도한 “3.1운동 100주년 기념의 달에 ‘친일 음악회’라니” 제하에 “부천시립합창단, 15일 친일 일색 ‘신춘음악회’ 개최”(NEW부천시민신문 3월 11일자) 보도에 대해 13일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작곡가 및 작가 11곡 가운데 10곡을 교체한다”고 공식 밝혀왔다. 


부천시는 당조 연주곡 가운데 친일 예술인이 포함된 ▲김동진 곡·김동환 시 <봄이 오면>을 최병철 작곡·윤곤강 작사 <아지랑이> ▲이은상 작곡·홍난파 시 <봄 처녀>는 김연준 작곡·시 <청산에 살으리라> ▲김동진 작곡·이은상 시 <가고파>는 박판길 작곡·유경환 시 <산 노을> ▲김동진 작곡·김동면 시 <수선화>는 김규환 작곡·박문호 시 <님이 오시는지> ▲김동진 작곡·조영식 작사 <목련화>는 신귀복 작곡·심봉석 시 <얼굴> ▲김성태 작곡·김소월 시 <산유화>는 나운용 작곡· 김태오 시 <달밤> ▲현제명 작곡·작사 <나물 캐는 처녀>는 윤용하 작곡·박화목 시 <보리밭> ▲김규환 작곡·김동환 시 <남촌>은 김연준 작곡·시 <무곡> ▲이흥렬 작곡·박두진 시 <꽃구름 속에>는 김순애 작곡·김남조 시 <그대 있음에> ▲임원식 작곡·김동환 시 <아무도 모르라고>는 신동수 작곡·신홍철 시 <산아>로 각각 교체했으며, 조두남 작곡·이광석 시 <산촌>은 연주에서 제외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한 시민은 예술단 홈페이지에 “친일 인물들이 만든 작품을 연주하겠다고요?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은 뜻깊은 올해, 문화도시 부천에서 친일 인사들의 작품을 공연한다구요? 황당합니다. 기획한 분이나 검토한 분이나 섬세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부천시 문화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느라 고생하는 거 알지만 이건 정말 너무하네요. 부끄러운 발자취를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수정하시길 바랍니다”라며 공연 내용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김 모씨는 부천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에 ‘부천시립합창단 신춘음악회 공연 주제 및 내용 변경’ 제목으로 “3월 15일에 하는 부천시립합창단 신춘음악회 공연 주제가 ‘한국 가곡 봄을 노래하다’입니다. 하지만 친일 문인의 시에 친일 음악가가 붙인 곡을 공연한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만약 친일 음악가의 곡을 공연한다면 목일신과 변영로가 지하에서 통곡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제를 바꾸어 부천시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선정 및 3.1운동 및 임정 수립 100주년 기념 공연 ‘목일신·변영로·윤이상의 혼을 깨우다’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목일신, 변영로가 지은 시와 윤이상의 곡, 밀사, 영웅 뮤지컬 곡을 공연했으면 좋겠습니다. 부천시 공무원이 알고 하는 건지 모르고 하는 건지 역사에 무지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제대로 알고 계시다면 ‘목일신·변영로·윤이상의 혼을 깨우다’로 바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동요 <따르릉>의 작곡가 목일신은 부천에서 살았으며, 민족 시인으로 불리는 수주 변영로는 부천이 고향으로 1919년 3.1운동 당시 형 변영태 선생이 영문 번역한 독립선언서를 타이핑해 미국으로 보낸 사실이 최근 본지 취재결과 밝혀져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본지 2월 23일자 보도. 변영로, 100년 전 독립선언서 미국으로 보내다 기사 참조> 

 

부천시 문화예술과 전윤선 씨는 답변을 통해 “3월 15일 개최 예정인 시립합창단 신춘음악회 ‘한국가곡 봄을 노래하다‘ 프로그램 중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의 해에 시민정서와 부합하지 않는 프로그램 구성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친일인명사전 등재 음악가의 곡을 다른 곡으로 교체하여 공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전윤선 씨는 “귀하께서 주신 의견은 향후 프로그램 기획 시 참고하겠으며, 아울러 추후에는 프로그램 구성 시 더욱 더 신중을 기하여 시민에게 사랑받는 합창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번 일이 발생한 요인과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천시립예술단장을 맡고 있는 송유면 부시장을 대신해 최승헌 부천시 문화예술과장은 “곡목 선정에 세심하게 생각하지 못한 불찰로 이번 일이 일어나게 되었다. 곡목을 바꾸고, 이에 대해 홈페이지에 공지하였다”고 밝히면서도 티켓 예매자 및 관객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예술단 역시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예매 인원을 묻자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면서 “문자 메시지로 프로그램 변경에 대해 알렸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상동 ‘시와 꽃이 있는 거리’에 설치된 친일 문인 시비 철거 등 친일잔재 청산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지부장 박종선)는 이번 공연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한데 이어 13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부천지역에서는 더 이상 친일 잔재가 횡횡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문화예술분야의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제안’을 발표했다.


부천지부는 “‘문화특별시’를 지향하는 부천시는 문화예술분야의 친일 잔재 청산과 아울러 재발 방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친일인명사전>과 <친일음악론>을 상시 비치하고 일상의 업무에서 이를 참조할 것 ▲산하 기관단체에 대해 친일 잔재 청산과 관련된 역사 교양강좌 수강 실시 등을 권고했다. 

▲ 프로그램 변경에 대해 예술단이 게시한 공지     ©부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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