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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 20년째 진땀 흘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누구를 위한 영화제인가?...달라진 ‘환경’ 고려한 참여하는 영화제 되어야
기사입력  2017/07/25 [04:43] 호수 116   구자룡 편집주간‧시인
  ▲ 구자룡 편집주간‧시인 장맛비가 억수로 퍼붓던 지난 7월 초순(5일, 9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한국영상 자료원을 찾아갔다. 한국의 매혹의 여배우 김지미 데뷔 60년 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비견되는 외모로 당시 한국의 모든 영화 팬들을 매료 시킨 매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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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룡 편집주간‧시인

장맛비가 억수로 퍼붓던 지난 7월 초순(5일, 9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한국영상 자료원을 찾아갔다. 한국의 매혹의 여배우 김지미 데뷔 60년 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비견되는 외모로 당시 한국의 모든 영화 팬들을 매료 시킨 매혹의 여배우이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 강인한 배우 김지미,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 열차’로 데뷔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60년간 대한민국의 영화배우로 맹활약을 해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12일까지 그의 대표작 <비 오는 날의 오후 3시>, <하숙생>, <메밀꽃 필 무렵>, <토지> 등 20편을 선별해 특별상영 행사를 했다.
비록 영화 필름은 사그라져 보기는 좀 힘들었지만 편편마다 매혹적인 그녀의 아름다움과 카리스마로 특유의 매력을 선보인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다. 장맛비가 무척 쏟아지는 날씨에도 극장을 찾아온 관객들,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이마엔 잔주름이 그들의 흘러간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얼굴 가득 흐뭇함이 묻어있었다. 나도 그들 속의 한 사람이었다.
복사골 부천에서는 지난 13일부터 24일까지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렸다. 벌써 20년이 넘은 역사가 되었다니 감회가 새롭다. 1회 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관심 있게 영화만 보는 일에 참여를 해온 필자는 부천시민의 한 사람으로, 몇 가지 느끼는 바를 적어본다. 
우선, 해마다 느끼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영화제는 과연 누구를 위한 영화제인가 묻고 싶다. 아니, 왜?, 굳이 부천에서 이런 영화제를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축제란 원래, 함께 즐기고 흥겨워 해야 하는데, 아무리 축포를 수 백발 쏘아 올려도 흥이 나지 않는다. 부천시민들은 과연 이 행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니, 얼마나 참여를 하고 있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표는 매진되었다는데 영화관은 썰렁하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지금 국내에는 크고 작은 영화제가 많이 열리고 있다. 그중에서 기장 흥행하는 영화제는 부천영화제보다 나이가 한 살 더 많은 ‘부산영화제’와 열여덟 살의 ‘전주영화제’를 손꼽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판타스틱영화제와는 달리 이들은 특수영화가 아닌 일반 영화제이다.
‘영화’하면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타스틱이 ‘재미없다’는 것이 아니다. 특수층의 관객만 참여하는 마니아 영화제가 아니라 대중성 있는, 즉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영화제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혈세가 들어가는 행사이기에, 이런 행사로 인해 지역 경제가 얼만큼 활성화되고 과연 보탬이 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전주나 부산 영화제가 성공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영화제에 온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자고, 이왕 온김에 관광도 하고 놀다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즉, 주위에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천은 어떤가? 수도권 위성도시인 까닭에 먹고 마실 이유가 없다. 자고 갈 이유는 더욱 없다. 영화만 보고나면 걸음아 나 살려라 하는 식으로 모두 도망(?) 가버린다. 다시 말하면 그만큼 주위에 머물면서 ‘먹고, 마시고, 볼거리’가 없고, 아무리 늦어도 1~2시간이면 집에 닿을 거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천영화제를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위성도시의 문제점이다.
다음으로는 개최 시기의 문제이다. 전주영화제는 꽃피는 5월에 개최하고, 부산은 낙엽 지는 10월에 개최한다. 그런데 부천은 오뉴월 삼복더위, 그것도 장마철에 개최한다. 그래서 부천판타스틱영화제는 21년째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좋은 시기에 개최 했으면 좋겠다고 몇 번 건의를 해보았지만 ‘쇠귀에 경 읽기’다.
이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중장년층은 오지 말고 젊은이들만 오라고 하는 해석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 그렇지 않아도 매일 30도를 넘나드는 기온 때문에 노약자들은 함부로 외출 하지 말라는 문자가 국민안전처로부터 쏟아지는 판국에, 7월에 하는 행사는 좀 고려해봐야 되지 않을까 한다. 하다못해 동해안의 오징어도 해상 기류 때문에 남해로 이동한다고 하지 않는가. 20년 전과 지금은 세상도, 기온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부천시는 왜 모를까?
지난해에 이어 부천시는 올해도 영화·음악·만화와 함께 하는 ‘문화 바캉스, 부천’이란 슬로건으로 영화제를 홍보하였다. 이 기간에 영화는 물론 음악도 즐기고, 만화 축제도 한다는 뜻이다. 생각은 참 좋으나 이렇게 되다보니 영화제를 하는 것인지, 음악제를 하는 것인지, 만화축제를 하는 것인지 개성이 뚜렷하지 않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지 땜방질을 하여 그때그때 다르면 안 된다.
영화 내용도 문제다. 필자가 지금부터 20년 전, 부천영화제를 보고 어느 한 지역 신문에 ‘7일간의 행복’이란 글을 쓴 적이 있다. 옛 소사구청 옆에 ‘소향관’이라는 공연장이 있다. 영화제 초기에는 이곳에서 영화제 기간 동안에 매일 오후 시간에 흘러간 한국 영화를 무료로 상영하였다. 아마도 영화제 측에서 한국영화도 알리고, 중장년층을 동원하기 위한 배려가 아니었나 싶다. 직장에서 퇴근만 하면 달려가 세월이 많이 흘러간 흑백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왔다. 재미가 쏠쏠했다. 무척 행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수 백설희가 주제가를 부른 <딸 칠형제>. 딸 7명이 자전거를 타고 하이킹을 가는 영화 속의 장면은 두고두고 잊지 못한다. 양훈·양석천 즉, 홀쭉이와 똥똥이의 <오부자>, 가수 전영록의 아버지, 황해가 주연을 맡은 <울지 마라 두 남매>, 김지미 주연의 <장희빈> 등, 내가 학창시절 몰래 보았던 영화를 성년이 되어 다시 보니 감회가 깊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올해가 한국의 명배우 김지미 데뷔 60주년이다. 그렇다면 시기적으로 이 행사를 부천영화제에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금상첨화였을 텐데 어찌 이리 좋은 기회를 놓쳤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만일 부천영화제 때 그의 영화를 상영했다면 아마도 한국영상자료원에 다녀간 그 많은 관객들이 모두 부천으로 몰려오지 않았을까? 올해는 다행이 ‘전도연’ 영화를 무더기로 볼 수 있어 더위를 좀 식혔다.
레드카펫도 아쉬움이 있다. 화려한 차림으로 요즘 잘 나가는 젊은 스타들도 중요하지만, 은막의 뒤안길에서 한동안 열정을 불태웠던 원로 스타들이 옛날의 팬들을 위해 손을 흔드는 모습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왜 이런 자리에 정치인들이 뜬금없이 나타나 그 귀한 레드카펫을 밟아야 하는지. 정치인은, 스타도 배우도 아니다. 동네를 잘 살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착각하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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