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은령 한국예총 부천지회장“복사골예술제는 부천예술인들의 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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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은령 부천예총 회장 © 부천시민신문 |
코로나19로 멈췄던 일상이 3년여 만에 온전히 돌아오고 있다. 그동안 비대면으로 명맥을 이어온 복사골예술제 역시 온전한 행사로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부천이 시 승격 50주년을 맞아 시민들과 함께 이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무대를 꾸미기 위해 부천예총 산하 예술단체 및 관계자들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오은령 부천예총 회장으로부터 제38회 복사골예술제 개최 방향과 올해 부천예총의 주요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참고로 오은령 회장은 취임 이후 본지와의 인터뷰가 처음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매사 진중한 행보를 보여온 오 회장은 자신 보다는 회원 단체의 입장을 헤아려 정중히 거절해왔다. <편집자 주>
◆2020년 11대 회장에 당선된 후 3회 째 복사골예술제를 준비하는데…. 온전하게 대면행사로 치르는 올해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문화예술의 근간이 되는 부천예총의 역할이란 측면에서도 그렇고, 복사골예술제의 비대면 개최나 축소 진행으로 인해 사실 마음고생이 무척 심했다. 예술의 본질이 의식주의 기본은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예술인들의 경제적 고통이 심했던 것도 돌아보면 아픈 시간들이었다. 다만, 그런 가운데서도 돌파구를 찾고자 나름 노력을 하면서 비대면 온라인 예술 컨텐츠 개발이나 다양한 소통방식들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가운데서 이뤄낸 작은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온전히 시민들과 만나는 올해 복사골예술제에 대한 감회는 벌써부터 벅차오르고 떨린다. 모두들 넘치는 의욕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복사골예술제 준비상황은?
-최근 유관기관 단체와 예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사전보고회를 가졌다. 3년 만의 대면 행사인만큼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예술제의 정체성과 본질에 어긋나지 않게, 또 시민들의 축제에 대한 기대에 부응할만한 다양한 컨텐츠를 기획, 준비하고 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모처럼의 축제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주시고 즐겨주시면 좋겠다.
◆이번 예술제는 시 승격 50주년 기념행사가 포함돼 있어 더 신경을 쓸 것으로 생각된다. 예년과 다른 점은 무엇이고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나?
-부천 시 승격 50주년과 복사골예술제 38회는 부천시 50주년 슬로건처럼 ‘부천 50년의 두드림, 미래 100년의 큰 열림’처럼 함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도시 부천’의 새로운 미래는 문화예술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그 인프라 구축에 부천예총의 역할이 지대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市와 예술인 그리고 시민이 하나가 되는 네트워크의 중심축에 복사골예술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이번 축제의 중요성이 모든 기획에 반영되었고,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이번 행사 중 꼭 참여하거나 관람할 프로그램이 있다면?
-올해는 부천 시 승격 50주년 기념으로 특별한 기획전을 마련했다. 단순한 위성도시가 아닌 문화예술의 허브로 키워낸 부천의 추억어린 과거 모습과 행사가 진행되는 행복한 부천의 현재 모습, 그리고 혁신과 성장을 거듭할 미래 부천의 모습을 형상화 한 각 섹션이 관객들을 즐겁게 이끌 것이다. 방문해보시길 권한다.
◆복사골예술제는 매년 어린이날을 끼고 개최되는데 애로사항은 없는지?
-복사골예술제는 이제 부천시민 뿐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들이 찾아오는 부천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였다. 뿐만 복사골예술제는 성격이 다른 예술인들이 주축이 된 수준높은 예술축제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시민참여형 축제가 혼합된 특별한 축제로 자리매김하였다. 어린이날 행사 역시 이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멀리 나가지 않고 부천에서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물가상승과 한정된 인력으로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만 고집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매년 예산문제가 관건인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벌써 12년 째 동결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제정세 악화로 경제가 더 어려워졌는데 예산 변화는 없고, 본의아니게 ‘열정 페이’를 강요하게 돼 회장으로서 회원들에게 죄송하다. 관계 부서에서 현실적으로 검토해주길 부탁드린다.
◆부천예총 활동이 35년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안다. 거의 예총의 산증인이죠?
-22세에 협회 활동을 시작해 21년간 무용협회 지부장을 했고, 부회장 등을 맡아 누구보다 부천 예술계의 실정을 잘 안다. 워낙 일찍부터 부천에서 자랐기 때문에 내 지역이라는 애향심으로 부천문화예술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일이라면 사양하지 않았던 것 같다. 보람도 느끼고 자부심도 갖는다. 특히 부천의 예술문화인들이 ‘문화도시 부천’의 근간을 이룬다는 점에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낀다. 저는 오랫동안 예총에서 활동해왔고, 지금 회장을 맡고 있어 이런 의식이 더 강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자랑스러운 ‘부천예총인’이 되고 싶다.
◆부천 예술인들이 공연과 전시 등 활동무대는 충분한가?
-충분하지 못하다. 전문예술인을 비롯한 생활예술인들의 증가로 전시 및 공연 장소는 매년 부족해지는 실정이고, 부천의 한정된 공연장과 전시장으로 대관신청 시기가 되면 ‘문화도시 부천’이라는 위상이 무색해질 정도로 걱정이 많다.
◆예술인 복지 지원 등에 대한 의견은?
-‘생활비 걱정 없이 예술활동을 한다’는 것은 꿈 꿀 수 있는 최고의 경지 아닌가? 하하. 생각만으로도 즐거운 상상이지만, 부천시의 재정 상태와 예술인들의 자립도로 볼 때 쉽지 않을 것 같다. 예총 산하 단체들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개인들의 창작 지원을 정상화 할 수 있는 복지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올해 지원금이 증액되긴 했지만, 수혜 인원이 감소된 것은 많이 아쉽다. 또 지원금 정산 절차만이라도 예술인 편에서 과감히 줄여 타 시군처럼 창작과 활동에 더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천예술인과 시민들께 한마디
-5월 5일부터 7일까지 제38회 복사골예술제가 성대하게 열립니다. 수준 높은 공연부터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까지 풍성하게 준비하였습니다. 3일간의 연휴를 부천 예술인들과 함께 부천에서 즐겨 주세요.
*오은령(56) 부천예총 회장은 중앙대 교육대학원을 졸업(교육학석사)했으며, 6세에 한국무용에 입문해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로 평생 한길만 걷고 있는 ‘무용인’이다.
1999년 3대 부천시무용협회 지부장으로 선출돼 7대까지 21년간 재임했으며, ▲제47회 도민체전 개막식 연출 총감독 ▲(사)한국무용협회 상임이사 ▲부천시국제협력추진위 부위원장 ▲부천대 겸임교수 ▲국민대 강사 ▲(재)부천문화재단 이사 ▲부천국제전통민속예술제 조직위원장(현) ▲(사)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현) 등을 역임했다.
경기예술대상을 비롯해 ▲기전무용대제전 대상 ▲제13회 전국무용제 경기도대회 대상 ▲범죄예방 자원봉사상(법무부장관) ▲제25회 한국예총 예술문화상 공로상 ▲부천시문화상 ▲경기도문화예술진흥유공 표창 ▲(사)한국무용협회 지역발전예술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저서로 <교육무용>(실교출판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