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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주민들의 목숨 건 투쟁이 ‘포르노’라고?

윤병국 시의원 망언에 주민들 격분, 항의 빗발쳐

나정숙 기자 | 기사입력 2011/03/07 [16:51]

[취재수첩]주민들의 목숨 건 투쟁이 ‘포르노’라고?

윤병국 시의원 망언에 주민들 격분, 항의 빗발쳐

나정숙 기자 | 입력 : 2011/03/07 [16:51]
지난 2월 28일 부천시청 시장실 앞 복도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던 뉴타운 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 주민들이 공권력이 투입된다는 정보에 상의를 벗어 대응한 사건을 보도한 한 지역방송에 대해 부천시의회 윤병국 시의원(민주당, 다선거구-중1.2.3.4, 약대동) 이 “무신 포르노 방송이냐”고 발언,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뉴스엔다큐 경기방송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시장실 앞 복도를 점거하고 15일째 농성을 벌이던 주민들이 시청에서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몇몇 여성들이 이에 격분, 상의를 벗고 격렬하게 맞대응했으며, 현장의 영상 및 사진에 대해 모자이크 처리하여 보도하였다.

그리고 “소수의 울음소리도 있음을 알리기 위해 1일 오후 6시 34분, 부천시의회 의원들과 해당 관계 공무원 등 47명에게 “<부천시장실 앞 알몸시위> 경기방송에서 생생한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고 한다.

그런데 7분 후 자신의 핸드폰 번호 일부를 지운 채 “무신 포르노 방송이냐”는 답변을 보내왔고 추적결과 당사자는 부천시의회 의회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재선의 윤병국 시의원으로 밝혀진 것.

이에 대해 취재를 담당한 이상현 기자는 “보도내용이 다소 선정적이거나 불쾌하게 보였다면 기자에게 직접 조언이나 충고, 질책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일부러 숨기면서까지 이렇게 답변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선거구민은 아닐지라도 다수의 주민이 그것도 시장실 앞에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런 행동을 했다면 필시 무슨 사연이 있는지 알아봤어야 하는 것이 부천시민을 대변하는 시의원으로서 기본자세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윤병국 시의원은 7일 오전, 평소 그가 선거구민들에게 자신의 활동을 보고해오던 <의정일기-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자신의 입장에 대해 밝혔다.

윤 의원은 2월 28일 주민들의 투쟁에 대해 “지역 언론들이 낮부터 이 상황을 속보로 전했고 어떤 신문은 그 흔한 모자이크도 없이 ‘알몸 시위’를 강조하며 현장사진을 내보냈다. 농성 참가자들 대부분이 할머니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인데, 이 분들이 오죽하면 그런 방법으로 시위를 했겠는가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반면 그 장면을 전하면서 ‘알몸’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언론에 대해 거부감이 들었다.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선정적 보도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런 와중에 문자 메시지가 왔고“ ‘알몸시위’, ‘생생한 동영상’이라는 표현에 비위가 상해 ‘무슨 포르노 방송이냐’라며 불쾌한 감정을 실어 답을 보냈고, 이는 극한의 저항을 선정적인 문구로 홍보하는 자에 대한 나무람이었다.”고 윤 의원은 자세하게 설명했다.

윤 의원은 “이것이 문제의 빌미가 됐다.”며 “경기방송이 사실을 왜곡해서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려 한다.”면서 함정을 파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윤 의원의 해명에 대해 한 시민은 “시장실 앞 점거농성에 대한 사태 파악과 더불어 해결을 위해 노력해도 모자랄 시의원이 농성 16일 동안 단 한 번도 사건 현장을 찾아보지도 않은 채 건물 벽 하나 사이에 시민들의 혈세로 마련한 사무실에 앉아서 이런 상황에 대해 듣고 있으면서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이라는 해명은 재선 의원의 체면을 스스로 구기는 궁색한 변명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시민은 “100세가 넘은 어르신들까지 절실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목숨을 건 투쟁을 하고 있는데 정파를 떠나서 시민들이 극한의 방법을 동원해서 무언가 항의를 하고 있다면 제일 먼저 나서서 무슨 일인가 알아보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야 하는 사람이 시의원이어야 할텐데 그것도 모자라 이를 가지고 '포르노'라고 깎아내리면서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치 않은 것은 도저히 공인의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개탄했다.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시민들에게 시장이 어느 정파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후보시절에는 민주당 시장이었을지 몰라도 당선 후에는 엄연히 부천시민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민들이 공권력에 의해 내몰리고, 멀리 수원, 서울까지 가서 도와달라 외쳐도 공허한 메아리만 들려온다. 그 많던 정치인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심지어 지역의 현안사항이 생길때마다 성명서나 논평으로 입장을 표명하곤 하던 시민사회단체들도 김만수 시장 취임 후에는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고는 좀처럼 개입하는 일이 없다. 시민사회단체들마저 어느새 같은 편에만 나서는 이익단체로 돌아서는 것일까? 요즘은 이런 인상을 지워버릴수가 없다.
 
부끄러움과 자존심을 버리고 평생 모아온 재산권을 지키기위해 중.노년의 여성들이 몸으로 저항하는 데도, 이를 공권력으로 진압하고, 모 시의원은 '포르노'라고 폄하하는데도 그들은 말이 없다.
 
또 하나 의문이 드는 것은 뉴타운 재개발 문제는 시장인수위원회에서도 검토되었던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어떤 내용이 수렴되었는지 찾아볼 수가 없다. 언론에 배포한다던 인수위 보고서는 아직까지도 제작이 완료되지 못했는지 입수되지 않고 있다.  
 
현안사항이 있을 때 소집한다던 100인 소통위원회는 왜 낮잠만 자고 있는가? 이미 집행중인 정책은 논의대상이 아니라 그런가? 이에 대한 각계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것도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는 하나의 통로일 텐데 말이다.

더이상 정파에 따라 부천시민들의 마음이 분열되지 않았으면 한다. 내 편이 아니더라도, 우리와 이해관계가 얽히더라도 그것이 '시민들의 목소리'라면 한번쯤 귀 기울여주고 박수 쳐줄 수 있는 '복사골 부천'의 향기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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