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천시 홍보대사 진조크루

“우리는 남들과 달라지기 위해 춤을 춘다”
세계 5대 비보이 메이저대회 석권·세계 최초 그랜드 슬램 달성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 ‘브레이크 댄스’ 유력한 금메달리스트 전망

나정숙 기자, 장아영·정연 인턴기자 | 기사입력 2021/01/16 [04:52]

[인터뷰] 부천시 홍보대사 진조크루

“우리는 남들과 달라지기 위해 춤을 춘다”
세계 5대 비보이 메이저대회 석권·세계 최초 그랜드 슬램 달성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 ‘브레이크 댄스’ 유력한 금메달리스트 전망

나정숙 기자, 장아영·정연 인턴기자 | 입력 : 2021/01/16 [04:52]

▲ 진조크루 멤버들이 함께  © 부천시민신문

 

▲ 진조크루 로고     ©부천시민신문

브레이크댄스계의 1인자인 진조크루(Jinjo Crew, 단장 김헌준)가 소의 해인 신축년(辛丑年) 새해부터 이름처럼 날아오르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해 12월 8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에 브레이크 댄스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올림픽에서의 공식 명칭은 1970년대 초창기 브레이크 댄스를 뜻하는 ’브레이킹(Breaking)‘.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천시 홍보대사이자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비보이팀인 진조크루의 인기와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업계는 벌써부터 2024년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진조크루를 손꼽고 있기 때문이다. 

 

한자로 오를(진) 불사를(조)란 글자를 쓰는 진조는 뜻 그대로 모든 것을 춤 속에 ‘불살라 날아오르는’ 춤꾼들이 모인 팀이다. 

 

거리에서 현란한 춤을 추는, 조금은 생경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2001년 팀을 결성한 진조는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공연과 수상경력으로 이미 범접할 수 없는 단계에 올라 있다. 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세계 5대 비보이 메이저 대회를 일찍이 석권해 세계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일은 ‘비보이’의 전설이 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해 말에는 세계 브레이킹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팀으로 뽑혔다. 12월 31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세계 브레이킹 시상식 ‘2020 브레이크 프리월드와이드 어워드’에서는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는 가장 큰 영향력과 성적을 거둔 댄서를 가리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전 세계 댄서와 마니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이뤄진 투표를 통해 선정된 결과여서 더욱 그 의미가 깊었다. 

 

특히 진조크루는 공연자로서만이 아니라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을 창설, 운영을 주도하며, 2024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에 힘을 기울여왔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금메달 석권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부천시는 2012년 2월, 진조크루를 ‘부천시 청소년 문화예술 홍보대사’로 위촉해 청소년들의 멘토로 기용하고 있으며, 연 1회 부천세계비보이대회를 개최하는 등 부천시를 ‘비보이 메카’로 만드는데 가장 큰 조력자로 활약하고 있다. 

 

부천시 홍보대사로 세계 최강 ‘비보이’ 진조크루의 대표인 김헌준 단장으로부터 그동안의 활동과 브레이크 댄스 선수 육성 등에 얽힌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김헌준 단장은 현재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KFD) 브레이킹분과 부위원장,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KBF)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편집자 주>  

▲ 진조크루 사무실에서 만난 이승진 실장(왼쪽)과 김헌준 대표(가운데)  © 부천시민신문

 

코로나로 인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뀐 현장 분위기에 적응이 되었나?

-아무래도 미디어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실감나게 보도록 VR과 AR의 발전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비대면 공연은 현장감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보통 전쟁영화를 보더라도 직접 전쟁을 체험한 것과는 다른 것과 같다. 비대면으로 무대공연을 할 때 아쉬움이 크다. 전율이 적고 관객들이 점차 감흥을 많이 못 느끼는 것 같다.

 

예전에는 게임 하나를 어렵게 구하고 그걸 마스터한 다음 또 다른 걸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제는 어플 하나만 다운 받으면 그만이기 때문에 깊이 더 못들어가는 것 같다. 문화도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비보이 공연으로 예를 든다면 “돈 내고 직접 보고 오면 비보이가 더 신기하고 더 알고 싶어져 스스로 공부를 하는데, 유튜브나 온라인으로 보면 현장감이 적어 큰 감동을 얻기 어려운 것 같다. 

 

‘비보이’ 공연은 굉장히 역동적인데 그 만큼의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어린 친구들엔 힘들지 않을까? 후진 양성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코로나 이전에 우리는 해외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우리의 역할은 계속해서 세계대회에 나가서 한국의 힘과 강함을 알리는 역할이다. 그런데 이제 밖(외국)에 못 나가고, 돌아보니까 후진 양성이 많이 안되어 있더라.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비보이 공연은 인내와 연습이 정말 중요하다. 처음에는 보는 즐거운 맛에 열심히 하는데 무대에 서기까지는 정말 많이 인내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래서 어린 친구들이 공연자가 되기 전 많이 탈락한다. 어디서든 선보이고 즐길 수 있는 무대가 없어 그만두는 걸 보고 최상급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마추어, 초보자들을 위한 대회와 무대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

 

멤버 영입은 어떻게 하나?

-입단 과정은, 오디션을 통해 트레이닝생(연습생, 견습생)을 먼저 선발한다. 보통 어리고 실력이 있는 친구들도 있지만 실력이 없어도 참여하고 싶은 청소년에게는 언제든 기회를 준다. 트레이닝을 시작하면 1년 정도의 연습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마음가짐과 발전 가능성 등에 대한 테스트를 거친다. 우리는 실력보다 마음가짐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부천시 청소년 문화예술홍보대사를 맡아왔는데 이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부천시와 진조크루가 처음 연을 맺은 이유가 지금은 없어졌지만 ‘라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였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전문인들이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우리는 서울에 있었는데 이런 프로그램 취지가 좋아 부천시로 왔다. 여러 사업을 같이 했는데 아쉽게도 올림픽이 발표되기 전 중단되었다. 진조크루가 있는 부천시의 비보이 양성사업이 없어져 아쉽다. 당시 40명까지 양성되었다. 부천시에서 사업이 없어진 후에도 종종 과정을 운영했는데, 해외에 나가 활동하면서 연장이 어려웠다. 또 최소의 지원금도 없어 ‘열정페이’ 만으로 버티기 힘들더라.

 

이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위기 상태다. 그 이유는 현재 비보이 세대는 세계 랭킹 1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친구들을 양성해야 하는데, 서울·전주·울산 등에서는 운영 프로그램이 있는 반면 비보이 메카를 꿈꾸는 부천은 사실상 BBIC 외에는 양성사업이 없어 아쉬운 마음이 크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후진 양성을 하는 것은 어떤가?

-지난 11월 올림픽 확정 후 비보이 양성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방송을 통한 오디션이나 양성 프로그램이 머지않아  생겨나지 않을까 전망이 돤다. 

 

다른 팀과는 차별화된 진조크루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너무 많다. 먼저, 세계 최초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비보이의 메이저 대회 5개를 모두 석권했고, 그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고 있다. 가장 차별화된 것은 우리는 거의 매일 모여 연습을 한다. 대회나 공연에 대비한 연습이 아니라 대한민국 ‘비보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만나 연습을 진행한다.

 

진조크루의 상징적인 춤이 ‘자켓루틴’인데, 이 동작을 대중에게 선보이게 된 계기는?

-아이디어는 불현듯 찾아온다. 항상 창의적인 안무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하는데, 생각이 바로 안날 때가 있다. 그럴 때 보통은 ‘창의성이 부족하다’며 포기하는데 계속 생각하다 보면 갑자기 떠오를 때가 있다. 자켓루틴은 2007년 대회 전날, 윙이랑 옷을 갖고 장난을 치다가 만들었다. 연구할 시간이 없이 단시간에 만들어 공개했는데 대박이 났다. 

 

'비보이'라는 춤 자체가 팀워크가 굉장히 중요한데 팀원 간에 갈등이 생길 땐 어떻게 해결하나?

-비보이는 개인역량이나 성향이 강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팀워크를 중시하며, 우리가 많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핵심 키워드가 바로 팀워크이다. 매일 모여 연습하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가족같은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다. 오히려 갈등은 개인주의 또는 상대방을 배려해야 하는데 자신밖에 모르는 행동을 할 때 나타나는 것 같다. 우리는 항상 배려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진조크루’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

-‘불살라 오르다’라고 의미의 한자로 컴퓨터에서는 찾기 어려운 글자다. 첫번째 리더였던 분이 지었는데 한자 옥편에서 찾았다. 예술인들은 항상 남들과 다르게 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그러다보니 어려운 한자로 이름을 지었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컴퓨터로 이 한자를 쓰지 못해서 가끔 문서를 보낼 때 직접 쓴 다음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비보이를 시작한 계기는?

-초등생 때부터 친한 친구랑 같이 시작하였다. 중학생 때 당시 ‘힙합’이라는 만화책을 보면서 ‘피플크루’를 따라 했다. 당시에는 비보이가 유행을 해서 한 번씩 췄는데 그 중 한명이었다. 그렇게 1년여 동안 춤을 추었지만 잘하는 편에 속하진 못했다. 그런데 한번도 이겨본 적 없는 친구가 그만두면서 나는 더 열심히 노력했고, 여기까지 왔다. 

 

당시에는 춤을 배우기도 어려웠고, 공연도 많지 않았을 텐데….

-20살 때부터 춤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예술의 가치를 수치로 환산한다고 하면 사실상 돈밖에 없다. 돈이 별로 안되면 예술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비보이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중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하는 비결은?

-비보이라는 춤으로 세계에 남고싶은 마음 때문이다. 매일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같이 모여 연습하는 것 자체가 1등을 유지할 수 있게 한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이런 말을 간직하면서 살고 있다. ‘남들과 달라지고 싶어 시작한 춤인데 왜 남들과 비교를 하나? 남들의 삶을 보고 나와 비교하면서 행복의 기준을 삼으려 하지 말고 나를 즐기자. 우리는 남들과 달라지기 위해 춤을 추는 거잖아!’라고.

 

연습량은 어느 정도인가?

-매일 평균 13시간 정도 회사에 근무한다. 보통 오전 9시부터 업무를 시작해 오후 4시부터 운동, 식사 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비보잉 연습을 한다. 그래도 연습량이 많이 부족하다. 대회나 급한 작품이 필요할 때는 오후 업무시간을 제끼고 정오부터 최소 6시간 정도 연습량을 확보한다.   

 

지금까지 상금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한번 계산을 해봤는데 총 5억 5천만원 정도 되는 것 같다. 명성에 비하면 좀 아쉽다. 상금은 일부 회사에 입금하고 규칙에 따라 배분한다. 코로나19가 얼른 종식되고 올림픽 이후 비보이 시장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브레이크 댄스의 매력은?

-상황마다 다르지만 처음 보았을 때는 멋있었고, 지금은 나의 ‘삶’이고, 연습을 통해 한가지 씩 실현해 낼 때는 ‘쾌감’을 준다.  

 

부천시민들께 한마디

-신축년 새해, 복많이 받으시기 바란다. ‘문화도시 부천’ 시민들께서 ‘비보이’ 문화를 사랑해주시고 지지해주셔서 진조크루가 부천을 지키면서 대한민국 브레이크 댄스의 중심지로 만들어가고 있다. 비보이를 통해 활력 넘치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 해외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 후 기념촬영  © 부천시민신문

▲ 연습실에서 만난 멤버들   © 부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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