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인천 계양 ‘농민의 눈물’

당현증 前 계양테크노밸리 주민비상대책위원장 | 기사입력 2021/02/26 [04:07]

3기 신도시 인천 계양 ‘농민의 눈물’

당현증 前 계양테크노밸리 주민비상대책위원장 | 입력 : 2021/02/26 [04:07]

▲ 당현증 전 위원장  ©부천시민신문

3기 신도시는 국가가 주도하는 대규모 주택사업이다. 서울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계획된 대규모 택지지구 조성으로 수도권에 인접한 인천 계양·하남 교산·부천 대장·남양주 왕숙·고양 창릉 등 5개 지역이 선정되었다. 사업 강행에 가장 큰 문제는 양도세이다. 

 

계양지구를 예로 들면, 토지주들의 평균 연령이 70세가 넘고, 대부분 1976년도에 구입해 현재까지 농사를 짓고 있다. 이 지역은 구입 당시부터 개발제한구역[GB]으로 지정된 농업지역으로 공부 상에는 1984년도부터 공시지가가 명시되었다. 공시지가란 “국토교통부장관이 조사 · 평가해 공시한 표준지의 단위 면적(㎡)당 가격"으로 세금부과의 기준이 된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인천 계양지구의 1984년도 최초 공시지가는 평당 356원(㎡당 108원)이었다. 하지만 이번 보상가가 평당 115만 원 정도로 양도세 부과의 기준은 1,149,644원(1,150,000-356)이다. 결국 99.97%를 점유한다. 보상가의 100%에 이르는 금액을 양도세로 납부해야 할 처지이다. 양도세는 매매가액에서 구입가를 차감한 금액을 말하는 세금 규정이다.

 

45년간 소유한 농민의 농토를 국가가 필요해서 강제로 징발하면서 ‘법’이라는 이름으로 거의 ‘강탈’을 하는 셈이다. 그 뿐인가! 장기보유라든가, 8년 이상 자경 등의 온갖 감언이설에도 불구하고 세금 감면의 상한 금액을 1억 원 이내로 정해 결국은 보상금 전액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내야 할 형편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세법이다. 

 

‘부동산 불패’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전국의 아파트나 몇몇 목 좋은 곳의 땅값이 요동 칠 때, 먼 나라 이야기인양 우직하게 거래 한번 없이 땅을 지켜온 사람들은 이제 와 세금 폭탄으로 전재산을 국가에 헌납해야 할 처지에 직면한 것이다. 

 

더욱 참담한 정황은 국가가 정한 ‘대토’ 규정이다. 온갖 불편한 조건을 붙여 제시한 국토부의 대토 가격은 무려 보상가격의 8~14배에 이른다. ‘보상’의 차원에서 마련된 대토라면 응당 국가에 환수되는 면적과 동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규정에 따른 것인지 농민은 1,400평을 내놔야 고작 100평 정도를 살 수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황당한 수준의 가격이다. 이러니 ‘강탈’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LH는 애초에 GB지역이니까 보상가가 적다고 강변하지만 분명 규정을 등에 업은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더욱 납득할 수 없는 건 대토의 공급 시기는 5년 후이고, 그때 가서 대토를 재감정해 가격이 오르면 추가로 부담을 해야 한다니… 40~50년 GB 지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도 못하다 주인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징발하면서 원가 보상은커녕 오히려 모두 내놓으라는 형국이다. 결국 원주민 내쫓고, 아파트 지어 새 입주자에게 되팔아 국가가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것이 우리나라의 신도시 정책인 것이 증명된 셈이다. 

 

특히 정부의 앞잡이 노릇을 대행하는 LH는 분명 이 시대의 ‘거룩한 민낯’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사기(?) 집단’에 불과한 조직이다. 영혼 같은 45년 간의 내 땅을 강탈[법적인 용어가 ‘강제수용’이다] 당하면서 14배나 값을 치를 수 있는 농사꾼이 몇 명이나 될까? 오죽하면 LH가 규정을 어겨가면서 대토 신청 기간을 무려 3번이나 연기했지만 신청자가 한명도 없을까? 이는 보상 규정의 비합리성을 반증하는 것이다. 

 

더욱 참담한 일은 인근 농지가 이미 2배 이상 가격이 올라 보상금으로는 구입할 엄두조차 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3기 신도시 지정을 반기는 사람은 누구인지 몰라도 그곳의 농민들은 지금 일자리를 빼앗기고, 땅마저 강탈당하고, 생존을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진 국가로부터 잔혹한 노략질을 당하는 그 심정을 누가 알까!

 

형평성도 심각한 문제다. 인천 계양을 제외한 지역은 아무리 ‘대토’의 가격이 비싸다해도 보상 가격의 4배를 넘지는 않는다. 결론은 국토부가 땅장사로 이익추구를 위해 가격이 저렴한 GB지역[애초 전략환경평가에서 위법하게 지정]을 물색해 신도시 개발지구로 지정한 음흉한 계략이 드러난 결과이다. 물론 코로나19를 핑계로 토지주들과의 심도 있는 설명이나 토론도 형식적이었지만 집회나 시위를 불법으로 몰아세우고 한편으로는 계획에 의거 일방통행으로 사냥감 몰듯이 지금도 속도전을 방불케 밀어붙이고 있다, 

 

갈수록 황당한 정부의 무계획적인 작태는 3기 신도시 지정 이유가 전임 국토부장관은 서울의 주택공급과 주거안정을 위한 국책사업이라고 하더니, 후임 국토부장관은 서울지역에만 무려 32만호를 위한 주택공급을 2025년까지 완성하겠다고 발표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거나 정신 나간 정부 정책임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더구나 전임 LH사장을 국토부장관에 임명한 지 잉크도 마르지 않은 시점에서 말이다.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지 한심하고 당사자로서 원통하고 분통이 터질 일이다.

 

지난 2월 23일에는 개발 예정인 계양지구에서 삼국시대 유물이 계획면적 100만평 가운데 무려 27만평에 산재[散在]해 있어 개발을 잠정 중지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부의 거대한 정책이 얼마나 졸속인가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이다.   

 

그동안 정부가 주무 대행 앞잡이인 LH를 내세워 진행한 전략환경영향평가[수억원의 용역비에도 환경평가가 거의 거짓이고 허위임은 LH도 인정한 바이지만]는 과연 무엇인가? 현장조사를 위해 이제서야 1년 이상을 연기할 예정이라니 과연 우리나라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정책이 이렇게 허접하단 말인가. 한심하고 울화가 치밀어 그동안 고통 속에 지샌  불면의 밤은 헤아릴 수 조차 없다. 

 

이해관계 당사자로서 정부에 감히 요청한다. 인천 계양 지구의 신도시 계획을 당장 철회하거나 법에 명시된, 납득할 수 있고, 합리적이고, 현실성 있는 ‘정당한 보상’을 진정성 있게 시행하라. 

 

신성한 주거권과 생존권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권리이고, 최고 책임자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의무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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