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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동 아줌마라서 행복한 ‘오지랖 넓은 그녀’

[이 사람이 사는 법] 오정동주민자치회 장경화 간사

정유민·김이주 인턴기자 | 기사입력 2020/12/14 [07:11]

오정동 아줌마라서 행복한 ‘오지랖 넓은 그녀’

[이 사람이 사는 법] 오정동주민자치회 장경화 간사

정유민·김이주 인턴기자 | 입력 : 2020/12/14 [07:11]

요즘 대장동 소각장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정동에 가면 목소리 큰 아줌마(?) 한 분을 만나게 된다. 

 

한국어사전에 의하면 아줌마란 “성인 여자를 가볍게 또는 다정하게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결혼한 여자를 일반적으로 부르는 말”로 설명돼있다. 이 글에서도 여성학적인 의미가 아닌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편안한 동네 여성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한다. 

▲ 오정동주민자치회 장경화 간사  © 부천시민신문

 

인터뷰를 하러 방문했을 때, 그녀는 통화 중이었다. 마을자치회에서 운영하는 헬스장 방역 관련 민원 전화였다. 오정동 주민자치회 ‘간사’를 맡고 있는 장경화(59) 씨는 이렇듯 동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는, 한 오지랖하는 사람이다. 부천시 학습 반디 매니저로 한국무용, 인문학 강의, 헬스, 라인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도 맡고 있다.

 

이처럼 그녀는 공무원과 시민 사이에서 그들의 이견을 조율하며, 완충재 역할을 하고 있다. 누군가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안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고 공정한 입장에서 일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오정동 토박이 '그녀'

장 간사는 덕산초등학교 대장분교를 5학년까지 다녔다. 

어려서부터 자기주장이 강했던 그녀는 불의를 참지 못해 억울하거나 이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따져서라도 꼭 관철을 시키곤 했다. 그녀의 이런 성격은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무형문화재 61호 은율탈춤 보유자였다. 우리 것에 대한 보존과 문화에 대한 애착이 상당히 강했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그의 롤모델이었다. 

 

교육을 위해 서울로 전학을 했다. 전학을 위해 잠깐 주소를 옮겼다. 다행히 고등학교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덕성여고에 들어갔다. 예전에는 ‘성’ 자가 붙어있는 여고 5곳을 들어 ‘5대 극성’ 이라고도 불렀는데 4‧19 학생 운동 때 여학교 가운데 가장 먼저 뛰어나간 학교로, ‘의식 있는 여자가 되어라’, ‘이혼하지 말아라=참고 견딜 줄 알아라’라는 가르침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녀는 공학을 전공하고 싶어 공학전문대에 입학했다가 마을 활동과 교육활동을 하면서 NGO 우수 전형으로 성공회대 신방과에 입학했다. 

 

잘못된 제도 개선을 요구한 교육 활동

평범한 주부로 아이를 키우며 지내던 그녀를 밖으로 끌어낸 것은 교육문제였다. 당시만 해도 열악한 부천의 환경에서 아이를 교육시킬 수 없어 서울 전학을 고민할 때, 성수대교가 무너져 통학하던 학생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전에 삼풍백화이 무너졌다. 이런 사고를 보며 서울 통학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교육 환경이 나쁘다고 피할 게 아니라 직접 개선하자고 생각했다. 교육 활동의 시초이다

 

취미활동을 틈틈이 하며 학교 임원으로 활동했다. 공청회에도 참가하였다. 절차를 거치는 회의를 진행하고, 간혹 잘못된 정책이나 사업이 진행되면 서명운동도 하고 활동의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 그렇지만 정책 집행기구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쉽게 수용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교육 환경개선에 목말라 있던 그녀는 시민단체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타 지역과 달리 부천에서의 교육연대 활동은 어려웠다. 그때 부당한 일은 언론을 이용해 알려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 무렵 쓰레기 종량봉투와 관련해서 (사실 이것도 지역을 위한 활동이었다.) KBS <아침마당>에 출연했다. 이후 ‘MBC 100분 토론’에도 참여해 ‘재벌개혁’과 ‘교육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NICE’의 도입을 두고 열린 토론회에도 참여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에는 학부모 대표로 자문 기구에 참여하였다. 그녀는 대통령에게 아이들의 영양을 챙겨야 한다며, 방부제 섞인 비축미를 군인과 초등학생들의 급식으로 지원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영하 2도가 되어야 난방을 해주는 실정을 고발하며 교육 수준의 격차를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지적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초등학생들에게 비축미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기사와 함께 지역 교육지원비가 증액되었다.  

 

가정과 사회활동 사이의 간극

요즘 사회가 발전하면서 여성들을 주부로 안주할 수 없게 한다.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여성들의 사회참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남녀의 역할이 구분되었던 우리 사회에서는 이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가정에서의 역할 때문에 사회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는 것은 2020년 현재에서 바라볼 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속에는 두 가지 모두를 이어가려는 장경화 간사의 노력이 숨어있다. 배우자의 고민과 선택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꼭 참석해야 하는 자리에는 반대를 무릅쓰고 참석하지만 되도록 가족들의 반대를 무시하지 않고, 이해하려 힘쓴다고. 

 

그래서 그녀는 더욱 부지런해질 수밖에 없다. 매일 새벽 5:30에 기상해 외출을 하고 업무처리를 한다. 그렇게 부지런히 업무처리를 한 후 오후 5시부터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하루에 2시간 동안은 오롯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외부 일정을 피하고, 되도록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선택과 집중으로 그녀는 지금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다. 

 

가족동반 모임을 진행하는 것도 원만한 가족관계를 위해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서로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도와 믿음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장경화 간사의 가족은 서로를 믿고, 지지하며 둘도 없는 그녀의 서포터가 되었다. 

 

마을지킴이 ‘투사’가 된 그녀 

현재 장경화 간사는 지역의 인적자원 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강의 초보자나 경력이 단절된 사람들을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하는 것을 목표로 일하고 있다. 이것이 경기도 위원장을 하던 그녀가 동네로 돌아와 간사를 하게 된 이유이다. 더 나아가 이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과 비교적 경력단절이 많은 여성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일을 꿈꾸고 있으며 꿈을 향한 발판을 차근차근 걷고 있다.

 

더불어 전통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노력도 그녀에게서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일상 속의 시민교육’, ‘학습 반디 프로그램’, ‘인문학으로 듣는 현의 소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며 그녀의 목표에 다가가는 중이다. 

 

여기에 또하나 최근에 불거진 대장동 광역 소각장 현대화 사업에 대한 반대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사실 오정동에는 20년 사용을 전제로 지난 2000년 완공된 소각장이 들어서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인천시와 서울 강서구가 함께 이용하는 소각장을 조성한다는 부천시 계획이 알려지면서 오정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정동미래발전협의체 간사인 그녀는 대책위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끔 ‘아줌마’의 비뚤어진 잔상이 사회적 논란이 된다. 그래서 요즘 아줌마란 호칭을 쓰면 많은 여성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도 우리 동네 아줌마들은 혼자 버려진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가 돌보고, 부침개 하나라도 나누어 먹던 인정 많은 모습이었다. 마을에 결혼식이 있거나 장례식이 있으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기 집 일을 전폐하고 그 집 일을 도와주던 협동심 강한 모습도 아줌마였다. 그런 아줌마들이 우리 동네에 많아지면 고령사회의 문제며 세대간 갈등, 빈부격차 등 현대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이 스스로 풀려나갈 것 같다. 

지역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목소리 큰 동네 아줌마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 학습반디 프로그램 진행 모습   © 부천시민신문

▲ 마을축제현장에서 엄기철 오정동 주민자치회장(오른쪽)과 함께  © 부천시민신문

▲ 주민들과 함께 한 김장나눔 행사  © 부천시민신문

▲ 지난 2016년 부천시청에서 소각장 반대 활동 모습  © 부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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