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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필' 노조, 문예회관 법인 설립 백지화 촉구

"혈세 낭비! 비민주적 탁상행정! 불필요한 고액 연봉 기관장 난립 조장!" 주장

나정숙 기자 | 기사입력 2020/09/24 [17:04]

'부천필' 노조, 문예회관 법인 설립 백지화 촉구

"혈세 낭비! 비민주적 탁상행정! 불필요한 고액 연봉 기관장 난립 조장!" 주장

나정숙 기자 | 입력 : 2020/09/24 [17:04]


부천시가  부천문화예술회관 운영을 담당할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부천시립예술단 노조(이하 '노조' 표기)가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이미 지난 6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입장을 밝혀온 노조는 24일 오전 10시 부천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시 한번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부천시가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부천시립예술단의 공이 적지않다"며 "매년 수십 회의 정기・기획・외부 연주회는 물론 ‘찾아가는 음악회’ 등 시민에게 다가가는 다양한 공연으로 호평을 받아왔다"고 자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기량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연습마저 제대로 진행할 수 없을 만큼 안팎으로 혼란에 빠져있다"며 그 이유가 "음악을 직접 만들어내는 예술단원에게 들어갈 비용은 아까워하면서 음악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보조수단에 불과한 콘서트홀 건축에 10배가 넘는 예산을 들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것은 "당장 밥 지어 먹을 쌀이 없는데, 새 밥솥부터 사야 한다"는 논리로 특히 완공 후 운영을 위해 법인 설립을 준비하면서 부천시는 단원들에게 정보 공유조차 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성명서 전문은 다음과 같다.

혈세 낭비! 비민주적 탁상행정! 불필요한 고액 연봉 기관장 난립 조장!

부천시는 즉시 부천문화예술회관 운영법인 설립 추진계획을 백지화하라!

- 시민의 자산 부천시립예술단을 이권 획득의 도구로 사용하지 마라! -

 

부천시는 오늘날 누구나 인정하는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배경을 좇다 보면, 창단 이후 32년간 꾸준한 활동으로 부천시의 이름을 전국에 알려낸 부천시립예술단(이하 시립예술단’)의 공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시립예술단은 매년 수십 회의 정기기획외부 연주회는 물론 찾아가는 음악회등 시민에게 다가가는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아왔다. 시간이 흐르며 단원 각자의 경험과 기량이 성숙해질수록, 연주 역량과 공연을 관람한 주위의 평가 역시 꾸준히 높아졌다. 그런 시립예술단이, 지금은 기량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연습마저 제대로 진행할 수 없을 만큼 안팎으로 혼란에 빠져있다. 문제는 앞뒤가 맞지 않는 부천시청의 행보로부터 시작되었다.

 

부천시는 시립예술단이 상주하는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을 목표로 부천문화예술회관 착공에 들어갔다. 건축에 들어가는 예산만 무려 1,033억 원에 이른다. 2020년 시립예술단 전체 운영비 90억 원의 11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 같은 엄청난 규모의 재원을 쏟아붓는 이유가 시립예술단의 발전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립예술단에 지출되는 예산을 하마에 비유하며, 시청의 예술단 운영 담당자에게 구조조정을 고민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음악을 직접 만들어내는 예술단원에게 들어갈 비용은 아깝지만, 음악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보조수단에 불과할 콘서트홀에 10배가 넘는 예산이 주어지는 건 이상하지 않단 말인가? 당장 밥 지어 먹을 쌀이 없는데 새 밥솥부터 사야 한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부천문화예술회관 공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완성 후 운영을 누가 맡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부천시가 독립된 재단법인의 설립을 내부목표로 결정했음은 곳곳에서 증거를 찾을 수 있다. 이미 법인 설립 허가 신청이 한 번 경기도에 제출되었다가 다수 항목의 기준 미달로 불허 통보를 받았고, 설립 허가 재신청에 쓸 목적임이 분명한 연구용역을 발주하여 최종보고서까지 만들어냈다. 그런데 고용 등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 법인화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예술단원들에게, 시 관계자들은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전까지 단 한 번의 사전협의는 물론 정보 공유의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의회 회의록과 시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되는 간단한 사실마저 부정하고, 법인화와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다.

 

부천시가 발주한 연구보고서는 부천문화예술회관을 위해 별도의 운영법인이 필요하다란 결론을 먼저 세워놓고 내용을 짜깁기한 엉터리 보고서다. 법인 설립의 타당성을 위해 최소비용에 가까운 운영비 책정과 최대치로 부풀려진 기대수익, 그리고 객관적 증명이 불가능한 경제효과가 의미 없이 난잡한 수식으로 포장되어 있다. 또한, 억대에 가까운 연봉의 대표이사와 비록 그보다 낮은 수준이라도 일반단원과 비교해서 몇천만 원을 더 받는 사무국장 등 시 직영 체제라면 불필요한 인원들이 고액의 급여를 챙길 수 있도록 인건비가 구성되어 있다. 공공기관장 자리가 퇴직한 공무원 또는 정치인의 인맥을 통해 주고받는 낙하산의 주된 표적이란 사실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난립에 제동을 걸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엉터리 법인화는 시립예술단 운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보다, 운영보조비 명목으로 시 예산의 더 많은 지출을 강요하면서 비전문가 출신 대표자의 손에 핵심 인력의 기량을 낭비하는 역기능을 불러올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 충분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

 

32년 동안 시립예술단을 지탱했고, 지금도 모두가 기대하는 부천시립예술단의 연주 역량을 보존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일반단원들이다. 부천시립예술단을 가장 깊게 이해하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재원 또한 일반단원들이다. 지휘자나 예술단 사무국, 시청 담당자 등은 그 역량이 빛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과 보조에 힘을 쏟는 것이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다.

 

그런데 시청의 입장을 대변하며 단원들에게 법인화 찬성을 강요하다 연습 중 보면대를 집어던지는 등 물의를 일으킨 끝에 물러난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전 지휘자의 폭력화된 권위주의, 지휘자가 공석이 된 동안 합주연습, 파트연습, 개인연습까지 어떤 것도 불가능한 비좁은 연습실에 90여 명의 단원이 모여서 허송세월만 하도록 강요하는 시청 담당과의 예술단에 대한 기본 지식 결여, 단원들이 예술단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출할 논의 기구의 참여나 구성을 한사코 거부하는 부천시청의 폐쇄성, 석 달 가까이 이어지는 시청 주변 1인 시위를 통한 법인화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일반단원과 대화 한 번 할 생각이 없는 부천시장의 독선적인 행보까지, 시립예술단을 둘러싼 부천시의 행보는 언제나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이며, 소수의 이해득실을 위해 다수의 침묵과 희생을 강요하는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부천문화예술회관 법인화에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부천시는 당사자인 예술단원을 배제한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법인화 계획을 전면 폐기하라!

 

1. 부천시는 예술단원, 지역 시민, 사회, 노동단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부천문화예술회관의 합리적인 운영 계획을 수립하라!

 

1. 문화도시 부천의 중심에 부천시립예술단이 있었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예술단원, 지역사회의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여 책임 있는 결단에 나서라!

 

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문화예술지부 부천시립예술단지회가 제작하여 부천시의회와 부천시청에 제출한 부천시립예술단 법인화에 대한 고찰자료집을 참고하여 예술단원, 지역 사회와 함께 해법을 찾아 나갈 것을 촉구한다.

 

2020924

 

부천문화예술회관 법인화 반대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 예술단 노조의 항의 시위  © 부천시민신문

▲ 임수정 부천시립예술단 필분회장이 송혜숙 재정문화위장(오른쪽 두번째)에게 ‘부천시립예술단 법인화에 대한 고찰’ 자료집을 전달하고 단원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했다.   © 부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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