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쉬울 때 돌아가자!

지동일 | 기사입력 2020/02/17 [05:38]

[독자투고] 쉬울 때 돌아가자!

지동일 | 입력 : 2020/02/17 [05:38]

과거는 반복된다. 그래서 어느 영화의 제목처럼 ‘그 때는 맞고 지금은 아닐’ 수도 있다.

 
4월 15일 실시되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유독 부천시에서만 사전투표소 설치로 시끄럽다. 지난 13일 부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소를 기존 36개소에서 10개소로 대폭 축소했다.

 
공직선거법 제148조 제1항에 규정된 “읍·면·동마다 1개소씩 사전투표소를 설치 운영해야 한다”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에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부천시가 광역동 체제로 개편되고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그렇다면 행정의 잘못인가, 시민을 위한다는 거창한 공약을 추진했던 선출직 정치인들의 오판인가를 시민의 입장에서 묻고 싶다.

 

불과 1년 앞을 예측하지 못한 행정의 잘못이었건, 광역동(?)을 공약으로 추진한 선출직 시장의 무지였건 시민의 불편과 고통은 매한가지다. 이번 사태는 관계 당국인 선거관리위원회와의 치밀한 규정 검토나 긴밀한 협의가 전혀 없었음이 분명히 드러난 것이다. 정작 ‘시민이 시장입니다’나 ‘내 곁의 시장’라는 구호가 얼마나 헛된 공약이었고 무망했던가가 극명하다.

 

돌이켜보면 이 사단(事端)은 시작부터 조짐을 안고 일방적으로 추진된 선거용 프로젝트(?)였는지도 모른다. 우선은 시민의견 수렴이 전혀 없었다. 그저 이익의 직접 당사자인 공직자들만 전폭적 찬성이었다. 그 결과로 고위직 자리가 대폭 증가되었으니 말이다. 해서 그 당시 공복(公僕)이라는 시장과 도·시의원을 비롯해 국회의원까지 모두의 책임이고, 벗을 수 없는 잘못이다. 일은 저질러졌고 감당은 시민의 몫이다.

 

그 때는 그렇게 예측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너무 쉽게 여겼거나 일당 독주의 오만이 낳은 예정된 자업자득(自業自得)이고 자작자수(自作自受)다. 그런 사례가 그뿐일까? 부천시의 경찰서, 선거관리위원회 외에도 많은 행정과 관련된 조직체계가 구(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움직이고 있는 것도 시민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고 한없이 복잡하다. 행정편의주의의 본보기이다.

 

불과 1년도 안 되서 문제가 드러났다면 되돌려야 한다. 더 이상 소모적인 명분이나 무해한 규정을 들어 수정(修正)을 머뭇거리는 건 또 하나의 책임회피를 넘어 죄를 범하는 것이다. 어려울 것이다. 이미 저질러진 일은 깊고 무겁지만 그러나 시간에게 맡길 일은 맡기고 피해 당사자인 시민에게 솔직히 잘못을 고백해야 한다. 지금도 광역동의 불편함에 대한, 들리지 않는 시민의 원성은 크고 높다. 

 
되돌려 달라는 호소를 위해 모인 선거 관련자들인 총선 후보들의 외침이 안쓰러워 보이는 건 왜일까? 눈앞의 이익을 위해 당장의 조건을 제시하는 것 같아 시민의 관점으로는 도저히 달갑지 않다. 그때는 별 것 아니었는데, 지금은 턱 앞에 닥친 악재(惡材)이기 때문이라면 시민으로서는 분개할 일이다. 공복이기를 거부하는 건 눈 가리고 아옹이다. 철저한 사복(私腹)이다. 그들(?)이 모르리라고 믿는 사실을 시민은 이미 알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은 개척과 희망을 담보해야 하고 먼저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의 공유(共有)가 필요하다. 혼자 가야하는 먼 길보다는 함께 하는 위험한 계획이 더 큰 내일의 이룸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한다는 건 무지이거나 구태(舊態)벗기를 거부하는 오만의 결과이다. 시민은 자연적으로 성립된 천심(天心)인 이유이다. 바람 거센 바다에서의 배와 바람의 다툼은 이미 다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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